“앗!” 워터파크 온천 가운데에서 저절로 터져 나온 비명. 철석같이 믿었던 방수팩 속에는 스마트폰과 함께 뜨끈뜨끈한 온천물이 찰랑거리고, 스마트폰은 이미 모든 것을 놓아버린 상태다. 배터리를 빼고 열심히 말리는 동안 온갖 생각이 다 든다. 믿고 있던 방수팩이 제일 얄밉다.

남 이야기가 아니다. 잠시도 손에서 스마트폰을 내려놓기 어려운 요즈음, 우리 모두의 이야기다. 휴가 기록을 사진으로 찍고 슬라이드 한 번 타려고 한 시간씩 기다려야 하는 지루함을 달래줄 스마트폰 이용자들 모두에게 해당되는 이야기다. 물과 상극인 스마트폰, 디지털 카메라를 바닷가로 이끌어주는 방수팩은 어느새 휴가철 필수품으로 자리잡았다. 2~3중 지퍼백으로 잠그고 풀리지 않도록 안전장치를 더해 물 안에서 사진을 찍고 바닷가에서 페이스북에 자랑도 할 수 있다.

하지만 아차 하는 실수가 큰 일로 이어지는 것이 침수 사고다. 방수팩은 상당히 안전하지만 무턱대고 방수팩만 믿을 것이 아니라 스스로 조심해야 한다. 먼저 방수팩을 쓰기 전에 물이 새지 않는지 점검하는 것부터 시작이다. 방수팩 안에 휴지를 한 장 넣고 욕조나 세숫대야에 담가 문제가 없는 제품인지 확인한다. 당연한 얘기지만 휴지가 조금이라도 젖는다면 절대 쓰면 안 된다.

방수팩은 대체로 1년의 ‘유통기한’을 갖는다. 지난해 휴가철에 썼던 방수팩을 올해 또 챙겨갔다가는 큰일날 가능성이 높다. 변형이 생기기 때문이다. 아무리 관리를 잘 한다고 해도 독한 바닷물이나 수영장 물이 닿았고 뜨거운 여름을 보냈기 때문에 접합부가 떨어지거나 지퍼가 헐거워지는 등의 변형이 생길 수 있다. 방수팩을 구입할 때도 되도록 지난해에 만든 것 보다는 올해 새로 만든 제품을 구입하는 것이 좋다.

뜨거운 물도 피해야 한다. 요즘 워터파크들은 체온 유지를 위해 온천을 운영하는 경우가 많은데 열에 약한 PVC 재질로 만들어진 방수팩을 40도를 넘나드는 온천물에 담그면 물렁물렁해지면서 역시 변형이 생길 가능성이 높다. 변형은 곧바로 물이 바로 스며든다는 얘기다.

새 제품도 제조나 유통 단계에서 불량품이 걸릴 가능성도 있다. 이를 대비해 책임 보상보험에 가입된 제품을 구입해 두면 마음을 더 놓을 수 있다. 혹시라도 제품 문제로 물이 스며들어 스마트폰이나 디지털 카메라가 침수돼도 제품의 수리비나 감가상각을 고려한 구입가격을 돌려주는 보험이다. 대체로 보험회사에서 조사 후 제품 결함 때문에 생긴 문제라고 판단되면 자기 부담금을 제외한 나머지를 보상받을 수 있다.

▲ 책임 보상 보험에 든 제품을 구입하면 제품 결함으로 생긴 문제를 보상받을 수 있다.

꼭 휴가철이나 방수팩이 아니어도 스마트폰을 구입할 때 통신사와 맺을 수 있는 보험 가입도 필수다. SK텔레콤은 ‘T스마트 세이프’, KT는 ‘올레 폰케어’, LG유플러스는 ‘폰케어플러스’라는 이름으로 각각 보험을 운영하고 있다. 스마트폰이 고장 나거나분실 또는 물에 빠졌을 때도 보상받을 수 있다. 보험에 들었다고 100% 보상해주는 것은 아니고 가입 상품에 따라 일정 부분 자기부담금을 물어야 한다. 이 보험 서비스들은 스마트폰을 구입한 뒤로 한 달 동안만 가입할 수 있다.

▲ KT의 올레폰케어 프로그램, 30%의 자기부담금을 내야 한다